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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문적, 직업적인 연구자로 살게 될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연구자로 산다는 일은 무엇인가를 읽으러 사무실에 가고 그 읽은 내용을 나의 말과 글로 옮기고, 그런 것들을 모으고 정리해서 한 편의 글을 쓰고, 그것을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읽으라고 내 놓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상을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일을 중심으로 조직하는 것. 언젠가 어디엔가 적어 놓았던, 부지런히 읽고 깊이 생각하여 좋을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새삼 그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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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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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과 네 일

2012 서울 2012. 2. 29. 19:28

내 일과 네 일의 경계는 시시때때로, 내 마음 상태 따라 오락가락한다. 마음이 넉넉할 때는 네 일도 내 일이 되지만, 마음이 옹색해져 오그라들면 내 일이었던 것도 남의 일처럼 하기가 싫다. 실낱같은 의미 하나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마음을 크게 먹으면 남의 일도 내 일이 될 수 있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그 순간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할 수 있게 된다. 내 일로 삼는다는 것은 그것을 불가능성의 영역에서 빼낸다는 의미이다. 내 일로 삼는 순간 가능, 불가능의 여부는 따질 필요조차 없는 일이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 일이기 때문이다. 김훈이 그의 소설 '개'에서 말한 바, 물러설 수 없는 싸움과도 같은 것이 곧 '내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내 일'로 삼을 수 있다. 인간이 위대하다면 바로 이 점 때문이리라.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도 '내 일'로 삼을 수 있고, 몇 개월 시간을 들여 어떤 사업을 궤도에 올리는 것을 '내 일'로 삼을 수도 있다. 남을 돕기 위해 1,000만원 모으는 일을 '내 일'로 삼을 수도 있다.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줄이는 일을 '내 일'로 삼을 수도 있다. 내 밥벌이를 내 일로 삼을 수도 있고, 남 돕는 일을 내 일로 삼을 수도 있다. 세상 바꾸는 일을 내 일로 삼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일을  내 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일도 내 일로 삼지 못하고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아무 일 안하는 것을 내 일로 삼은 경우라고 봐야 할 것이다.

본래, 내 일과 네 일은 경계가 없다. 그 경계는 내가 짓고 있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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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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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를 가정해 보자.
문득 영화를 한 편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달 안에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오늘이 25일이니 말일까지는 5일이 남은 상태였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번 달 안에 영화를 볼 수 있을까 하면서 조바심을 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차일피일 미루지도 않을 것이다. 그냥 적당한 날 잡고, 영화를 골라서 예매하고 예정된 시간에 영화를 보러 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논문을 쓰는 일에는 왜 조바심이 나는가?

어떤 일이 되고 안되고는 내가 조바심을 내거나 느긋함을 갖거나 하는 것에 달려 있지 않다. 그 일이 되는 방향의 행(行)이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다. 행위가 충분히 누적되면 그 일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충분치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얼마만큼의 행이 필요한지는 알 수 없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생각보다 많이 들 수도, 적게 들 수도 있다. 하다 보면 '아! 되겠구나.' 혹은 '아! 안되겠구나.' 생각이 들 것이다. 긴 산행 끝에 시간 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 길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알 수 없다. 그러니 그저 할 뿐. 마음은 마음대로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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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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