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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13 다시, '지구화'
  2. 2010.01.12 수업 듣기
지구화와 고등교육 : 비판적 정책 접근" 이라는 수업의 교수가 읽기를 제안한 책은 다음과 같다.

Traffick : The Illicit Movement of People and Things(2005)

저자는 Gargi Bhattacharyya 가기 바타차리야

나는 '정책'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었는데 '지구화'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좀 실망하기는 했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겠지 기대하면서 그냥 따라가기로 한다.

지구화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예를 들면 조직 폭력, 마약 거래, 자금 세탁, 인신매매 등이다. 저자는 이런 것들을 지구화의 어두운 측면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구화의 또 다른 측면, 오히려 지구화의 드러난 측면 - 예를 들면, 자유 무역을 지탱하고 있는 지지대로 보는 것 같다.

지구화에 관한 다른 책 -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 A Brief History of Neoliberalism 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안토니 기든스의 '제3의 길' The Third Way 보다는 구체적이고 예시가 많아서 좋은 것 같다.

일단 흥미로운 것은, 지구화를 지구상의 '어두운 현상들'과 연결지어 놓은 것이었다. 나는 한국의 '사교육'을 떠올렸다. 사교육이 마약거래나 인신매매처럼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콜롬비아나 소말리아의 내전, 무질서, 마약거래 등에 상응하는 '어두운 현상들' 그 중에서도 교육과 관련된 현상으로는, 우리나라에선 '사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 여기서 사교육은 일단 '개인교습의 과도한 팽창' 쯤으로 해 두자.

두번째 기억에 남는 것. 지구화를 두 개의 상이한 열망의 만남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설명한 것이다. 그 두 개의 흐름이란, 2차 세계 대전 직후 선진국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열망, 신생독립국의 '발전'에 대한 열망이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개도국의 세계화 된 경제 - 브레튼우즈체제에의 참여는 사실 자발적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IMF 구제 금융 이후 한국의 세계 경제에 대한 순응은 '번영'에 대한 한국의 강렬한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예컨대, 금모으기운동. 이것은 새마을운동에 나타났던 모종의 '열망'과 유사한 것 아닌가.

세번째, '지구화'라는 것을 설명할 때, 그 기원이 되는 어떤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시작하는 설명방식은, 특히 나에게는 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예컨대, 1944년 종전의 기운이 점차 강해지던 그 때, 미국 뉴햄프셔의 브레튼우즈에서 한 회담이 열렸는데, 거기서 합의된 내용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질서 구축과 그를 위한 기구의 창설이었고, 사실 '지구화'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설명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책에는 '워싱턴 컨센서스'의 형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이 1970년대 초 미국의 달러화 기준 포기와 관련되는 것 같긴 한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글로벌 엘리트와 내셔널 엘리트를 다룬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 나면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수업시간에 수강생들의 토론에서 느낀 점은, 우선, 세계화를 준동한 나라에 사는, 물적인 토대가 다른 이들이 경험하고 생각하는 '지구화'란 참으로 내가 생각하는 '지구화'와는 참 다르구나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에게는 '지구화'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어떤 현상(이런 걸 authentic 하다고 하나?)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내가 어떤 새로운 사회 현상을 지칭하는 생소한 개념을 들을 때 (예를 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잘 이해가 안가고, 뭔가 멀리 있고, 뭔가 나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느끼는 것처럼, 그들도 다소 쉽고 가볍게 '지구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혹독한 것이라고 씌여진 책을 읽기는 해도 그들이 그 혹독함을 겪지는 않았을테니까 하고 넘어간다.

또 역시나, 지구화를 고등교육과 연결시켜 이야기할 때 드러났지만, 자신들의 주변 즉, 캐나다 온타리오 주 고등교육에서 목격 가능한 어떤 현상들에 국한되서 논의가 진행되지 그 현상을 지구 반대편 고등교육에서 발견되는 어떤 현상에 연결시켜 생각해 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한국의 고등교육에 대해서, 중국의 고등교육에 대해서, 혹은 동남아시아의, 혹은 남미 어느 나라의 고등교육이 받고 있는 '지구화'의 임팩트에 대해서 몇 가지 예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어떤 개념이 있겠는가.

적어도 내 생각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고등교육에서 목격되는 자금의 증가나 취학 증가 같은 현상은 지구 반대편 고등교육의 질 양극화 같은 것과 함께 놓고 생각해야 비로소 설명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구화의 심화와 함께, 한국 고등교육의 질 관리 현상이, 연구업적에 대한 강한 압박이, 학생 선발의 보수화가 진행되지 않았냐고 주장하면 너무 나간 걸까?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여파가 중고등학교 교육으로 파급되어 사교육의 증가, 조기유학 열풍, 특목고의 특권계급화가 진행된 것 아니냐고 주장하면 너무 걍팍한가?

아무튼, 이렇게만 보아도, 지구화라는 현상은 1세계의 한정된 경험만으로는 풍부히 이해되기 어려운 것이 아니겠냐 하는 혼자만의 흡족함을 누려본다. 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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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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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듣기

토론토 일기 2010. 1. 12. 12:08
수업 2주차.
읽어갈 분량은 120페이지에 육박했지만 겨우 60페이지 읽어갔다. 이것도 나한테는 최대치다.
지난 주 월요일 수업이 끝나고 나서 화요일부터 어제 일요일까지 나름대로는 열심히 읽었다.

지난 주 금요일 정도, 그러니까 두번째 수업을 불과  3일 남겨 놓은 시점에 읽을 분량이 60페이지가 아니라
120페이지라는 것을 알고 당황했었으나, 60페이지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결론으로 당황을 수습하고
일요일까지 줄기차게 읽고, 오늘 오전에는 학교에 일찍 나가 읽은 것들을 바탕으로 짧은 논평문도 쓰고,
질문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우선 한글로 쓴 다음, 다시 영작. 혹시 교수가 나에게 감상이나 의견을 물으면
당당하게 대답하려고 준비한 것이다.

수업에 들어갔더니 왠걸, 첫 수업과는 또 다르게 당황스러웠다.
시작부터 학생들(나를 포함 총 6명)이 말 해대기 시작하는데 정말이지 정신이 없었다.
기껏 감 잡고 좀 끼어들라치면 누군가가 다른 말을 시작해서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속도는 너무도 빨라서 한 단어씩 내 뱉는 나의 말 속도가 수업의 템포를
방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뒤덮여 왠걸, 말 한마디 꺼내기도 쉽지가 않았다.
세 시간 수업 중 두 시간이 거의 지나갈 즈음, 교수가 나에게 의견을 물어서 몇 마디 하긴 했지만,
얼굴이 화끈거리는 통에 중언부언하다 끝난 것 같다.

그들의 토론을 전부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들으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한다.
이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걸까?
오늘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이면 예컨대, 조직 범죄, 마약 시장, 자금 세탁 서비스의 확대 등을 다룬
'Traffick' 이라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였는데, 막상 글로벌리제이션을 고등교육과 연결시켜
생각할 때는 북미 고등교육에서의 변화를 논의하는 것이었다. 책에서 다룬 글로벌리제이션의 어두운
측면은 주로 남미나 아시아, 아프리카 사회에서 부각되는 것이었음에도, 막상 고등교육을 이야기할 때
그들의 관심은 급격히 자신의 주변으로 좁아드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고등교육으로 몰리는
자금과, 그 자금의 불평등한 배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영어 강의 열풍이나, 유학 추세 같은 것을 그들 1세계 고등교육의 팽창과 함께
도마 위에 올려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럴 때 글로벌리제이션과 고등교육이 맞물려 이해가 되지는 않을까.

다음 주 수업 시간에 가면 미친 척 하고, 이 이야기를 꺼내 볼까?
'내가 지난 주 수업 시간 끝나고 생각해 봤는데 말야.' 이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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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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