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교 때 은사님에 전화를 하셔서는 내 신세를 불쌍히 여기시는 듯 한 말씀을 하셨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대 수명이 길어졌으니 천천히 가도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내 마음은 내 나이를 떠올리며 조급증이 났고 기분이 씁쓸했다.
그런데 어제 아침,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 지금, 교수처럼 살고 있다. 아무도 나 안 건드린다. 연구하고 있으며, 강의하고 있으며, 월수금 운동하고 있다. 무엇인가 '활동' 거리를 찾고 모색하는 것까지 똑같다. 지금 이런 삶에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고 허전하다면, 나중에 혹시나! 내가 교수가 되어도 그럴 것 아닌가. 그러니 지금 여기 내 모습에, 내 일에 고마워하자. 비루하게 느껴지는 일상에 소중함을 느끼자. 내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순간임을 깊이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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